안녕하세요 나구리입니다 :)
오랜만에 음악 리뷰로 돌아왔네요.
오늘 리뷰할 앨범은 6월 28일 발매된 이찬혁의 [우산] 이라는 앨범입니다.
남몰래 1년 넘게 준비했던 프로젝트 앨범을 이번 달 발매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제 정규앨범을 작업할 때만큼 애정과 노력이 들어갔네요. 제가 쓰지도 제가 부르지도 않은 노래로 채우는 첫 앨범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을 했지요. 비 오는 날 우산을 쓰는 것처럼, 나 혼자 들어갈만한 공간이 필요할 때 찾게 되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akmuchanhk
이번 프로젝트는 이찬혁이라는 이름이 아닌 '이찬혁비디오' 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리메이크 앨범입니다.
이찬혁 뒤에 비디오라는 단어를 붙여 귀로 듣는 음악 뿐만 아니라 보는 음악으로서 비주얼, 예술적인 부분을 신경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요.
배우들이 노래하고 이찬혁이 연기하는 12곡이 길게 이어진 뮤비를 보면 이찬혁이 이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대략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찬혁 앨범에서 노래는 다른 사람이 하고, 본인은 연기만 하는... 개인적으로 느낀 신선한 지점입니다..ㅎ)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함은 개그우먼부터 배우, 싱어송라이터, 모델 그리고 쇼트트랙 국가대표 등 신선한 보컬들을 발굴해서 앨범을 만들었다는 점인데요.
이찬혁은 개그우먼 신봉선을 섭외한 이유로 그녀의 음색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어요. 앨범을 들어보면 어떤 기준으로 이찬혁이 보컬을 섭외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군의 보컬들과 곡의 조합이 마치 잘 버무려진 비빔밥 같달까요.
참 이찬혁이 감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12개의 곡 구성 능력에도 또 한 번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요즘은 음원으로만 듣는 추세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하나의 앨범을 쭉 정주행할 기회가 많이 없어요. 수록된 곡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앨범들도 적은 편이구요.
이찬혁은 이런 ep앨범에 절여진 저 같은 리스너들에게 앨범을 듣는 법을 가르쳐주려는 듯이 매 번 앨범을 정주행 안해볼 수 없는 구성을 가지고 오는 것 같아요.
이번 리메이크 앨범 역시 신봉선의 목소리로 시작해서 이수현과 장기하의 목소리로 끝나는 이 트랙 순서가 더할 나위없이 편한하게, 마치 12곡이 아닌 한 곡을 들을 것 처럼 느끼게 만들어줘요.
리메이크는 편곡과 같은 뜻이라고 볼 수 있죠. 원래 있던 곡을 재편곡 하는 것을 리메이크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리스에서 인기 있었던 스페인 작품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만들었을 때,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겐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도 했죠. (필자 이야기임)
이 처럼 원작을 리메이크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앨범에 포함된 12곡 중에 원래 알았던 곡도 있고, 처음 듣는 곡도 있었는데요.
심플한 사운드에서 풍성한 사운드까지 다양하게 곡을 표현해낸 편곡을 보면서 원래 알았던 곡은 새롭게 좋고, 몰랐던 곡은 원곡은 어떨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것 같습니다. 리메이크 앨범의 가장 베스트 아웃풋이 아닐까 싶네요.
이찬혁은 이 앨범을 통해 메인 시장과 언더그라운드의 경계를 허물고, 세상에는 아직 대중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좋은 곡이 많다! 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 같았어요.
작고 사적인 공간인 우산안에서 나의 사적인 감정에 이찬혁만의 감성을 한 스푼 넣어 잘 버무려 이 앨범을 듣는다면, 참 더할 나위 없이 이 앨범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한 번의 이찬혁에 예술성에 놀라며....
* 원곡 정보 첨부합니다 :)
우산 Umbrella - 이찬혁비디오 leechanhyukvideo
01. 이사(移徙) (Vocal. 신봉선) / 윤상 4집 (2002년)
02. 공항 가는 길 (Vocal. 이세영) / 마이 앤트 메리 3집 (2004년)
03. 연날리기 (Vocal. 임시완) / 9와 숫자들 1집 (2009년)
04. 춤 (Vocal. 신세휘) / 브로콜리 너마저 1집 (2008년) TITLE
05. 머물고 싶은 순간 (Vocal. 고아성) / 11월 1집 (1990년)
06.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Vocal. 설인아) / 오리온 초코파이 CM송, 강승원 (1989년)
07.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버렸어요 (Vocal. 장윤주) / 델리스파이스 5집 (2003년)
08. Romantico (Vocal. 한로로) / 테테 EP (2011년)
09. 도레미파솔라시도 (Vocal. 채령 (ITZY)) / 조원선 1집 (2009년)
10. 눈물의 왈츠 (Vocal. 고영대, 임승원) / 타바코 쥬스 (2009년)
11. 밤이 깊었네 (Vocal. 곽윤기) / 크라잉넛 3집 (2001년)
12. 쉬운 얘기 (Vocal. 이수현, 장기하) / 내 이름은 김삼순 OST, 옥수사진관 (2005년) TITLE